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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국 드라마 중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줄여서 검블유)’를 열심히 봤다. 드라마 전반적으로 재밌는 요소가 많지만, 마치 현실의 카카오를 묘사한 것처럼 느껴지는 ‘바로’와, 네이버+구글을 합친 것처럼 느껴지는 ‘유니콘’을 업자 마인드로 보면서 몹시 오글거리면서도 즐거웠다. 물론 드라마가 시작할 때마다 자막이 나온다.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기업, 사건, 인물 등은 실제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쓰기가 오래 뜸했다가 다시 써볼 소재로, 좀 가볍고 별 거 아닌 걸 고르고 싶었는데, 이 검블유에 나오는 TFT가 너무나 그로스팀이 아닌가. 그리하여 드라마를 토대로, 좋은 그로스 팀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한 놈만 패는 지표와 타임라인

#월요일은일하기싫어 #화요일도일하기싫어 #수요일엔술이나먹고

만년 2위 포탈인 ‘바로’의 대표 ‘브라이언(권해효)’은 주인공 ‘타미(임수정)’를 경쟁사에서 스카우트한다. 그리고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 실험)할 팀을 만들어 TF로 띄운다. 이 팀은 딱 하나의 지표만 판다. 점유율. 매일 매일 지표는 업데이트되고, 팀원들은 오늘자 지표 나온 것 봤냐며 묻는다. 현실에서라면 점유율이 좋은 지표라고 볼 수 있을까 애매하지만, 적어도 보통 그로스 전략을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One metric that matters / The north star 이야기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타임라인도 확실하다. 대표가 준 시간은 1년, 초반 ‘타미’를 좋아하지 않는 팀원인 ‘차현’이 제시한 시간은 6개월. 그로스 팀이 우리만의 그로스 방정식을 찾기까지는 범위를 좁혀 실험을 반복하면서 회사 성장의 핵심 요소를 찾아야 한다.

2. CEO의 엄청난 지지와 보고 체계

임수정 배우님 죄송합니다 더 예쁘게 캡쳐하고 싶었는데…

대표 브라이언은 이 팀을 결성하고 지지하는 것을 넘어서 거의 상주 모드다. 잠시 브라이언이 대표직에서 물러났을 때와 비교하면, 대표의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타미는 부사장인 케빈에게 이런 보고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팀 회의에 참석해서 그 때 그 때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케빈은 난 브라이언이 아니야! 난 지금이 좋은데?를 시전. 우리 회사의 그로스 팀이 속도가 느린 것 같고 성과도 영 아닌 것 같다고 느끼시는 대표님들께서는 내가 브라이언인지 케빈인지 알고보면 이 회사의 병목이 나는 아니었는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여튼 나의 대장이 누구이던간에, C-level의 buy-in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해봐야겠쥬. 이 글은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참고해봅시다.

How To Get C-Suite Buy-In

3. 적절한 팀 구성

좋은 그로스 팀에는 다양한 탤런트가 필요하다. 드라마 상에서는 리드, 마케터, 개발자, PM, 감 좋은 막내 정도가 존재하는 듯 보인다. 아쉽게도 데이터 분석가나 디자이너는 보이지 않지만, 뭐 어디서 빌려다 썼겠쥬? 다만 개발팀장이었다고 소개하는 개발자, 마케팅 팀장 출신 마케터, 소셜 본부장이었다는 PM(정확한 롤이 나오지는 않지만 PM이나 기획자 정도로 보면 될 듯 하다. 혹은 과거 거쳐온 업무를 봐서는 오퍼레이터를 주로 맡았던 걸로 보이기도 한다) 정도라면 사내에서 쓸 수 있는 암묵지나 관계가 풍부할 듯 싶다.

4. 거버넌스/갈등 관리

실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프로젝트나 우선 순위와 충돌이 일어나는 일은 아주 흔하다. 드라마 상에서는 개편을 앞두고 메뉴에서 기존 서비스 몇 개가 빠지게 되자 개별 팀들이 떼거지로 TFT로 몰려가 항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포털과 같은 이미 성숙한 조직의 경우, 이런 독립형 그로스 팀(우버와 페이스북이 사용)보다는 제품 중심 그로스팀(핀터레스트, 링크드인, 트위터, 드롭박스 등이 사용)을 더 자주 보게 된다. 회사가 이미 자리를 잡은 경우 그로스 팀에 권한을 부여하고 인력을 배치하는데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뭐 이런 종류의 갈등/저항/마찰/싸움(흑…)에 대해서는 모두 익숙하실 테니 길게 말하지 않으련다. 답은 빨리 성공하는 걸 보여주는 것 뿐… 다만 이 장면에서는 이미 브라이언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황인데, 예전처럼 강력한 스폰서십이 있었다면 이 꼴은 안 당했을 듯.

그로스 팀의 거버넌스에 대해 더 궁금하신 내용은 아래 링크 참고.

5. 항상 반대하는 목소리의 존재

드라마 초반 차현은 매 회의 때마다 반대입장에 서서 진심으로 반대할 거라고 선언한다. 이렇게 늘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사람을 Devil’s advocate (악마의 변호인)이라고 부르는 것, 들어본 적은 있지만 현실 회의에서 실행해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속도가 중요한 그로스 팀에서 데블스 에드버킷이 꼭 있어야 할까도 싶지만, 팀이 서로 친해지고 동질화 될 수록 집단사고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분이 하나 있으면 건강한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사실 업자 마인드로 찾으려면 더 나올 것 같은데, 장면을 다시 찾아 캡쳐하는 게 고단하였다. (이런 거 열심히 하시는 처돌이들 새삼 너무 대단스…) 혹 이 드라마 챙겨보신 분들은 보면서 더 찾으신 포인트 있으심 의견 남겨주시면 재밌을 것 같다. 벌써 이번 주가 종방이라니 흑….

카테고리: Team

Elly

주로 마케팅/제품 데이터를 분석해 왔습니다. 원래는 심리학과 광고를 공부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대학원생이 되었습니다. 무리되지 않을 만큼 그로스 관련 외주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기술 산업에 대한 양가 감정을 느끼면서 삽니다. 그 어떤 컨텐트를 만든대도 고양이의 귀여움을 이기는 건 없다고 믿습니다.

3개의 댓글

유동현 · 7월 24, 2019 3:21 오전

헛..! 포스팅이 다시 시작되는 건가요..?!(두근..)

    Elly · 7월 24, 2019 8:40 오전

    그렇습니다…! ㅎㅎㅎ 새로운 필진도 오셨고요 🙂

      유동현 · 8월 2, 2019 11:29 오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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